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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글을 마지막으로 한달 반 여만에 글을 다시 쓴다.


택배 하차 일은 꾸준히 계속 하고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5회.


별 일은 없었다. 매일 일 마치고 바로 기록하는 습관이 들지 않아 기록에 소홀했다.



11월은 토요일 두 번 빼고는 만근했다. 성실하게 잘 일 하고 있다. 


이젠 동용산 담당 20여 명의 모든 소장, 기사들과 친해져 두루두루 잘 어울리며 지낸다.


개인적인 안부(건강, 신변잡기)나 업무 근황(배송/집하 물량, 환경 등)도 묻고 농담고 주고 받고. 



기록을 빼먹은 기간 중, 가장 기억나는 것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하차작업 개시 시간이 아침 7:40에서 7:30으로 10분 당겨짐


2. 가을에서 (한)겨울 돌입. 한강에서 가깝고 주변이 모두 밭인지라 바람이 많이 불어 더 추움

  - 매일 아침 기사들은 한 두 자리 건너 한개씩 석유 난로를 피움, 솜 바지, 방한 부츠 등장 


3. CJ대한통운 택배 사태로 배송 물량 폭증

  - 특히 가을철 농수산물(쌀, 과일, 생선, 어패류 등), 김장철 절임배추 증가로 노동강도 급격히 상승  

  

4. 기사들 집하장 주차 자리 교체

  - 한달 주기로 시계 방향 순환하는 시스템 

  - 11월은 내 친구가 속한, 그래서 가장 친한 '전자상가' 팀(좌)과 '이태원' 팀(우)이 하차 직후 자리에 위치

  - 12월은 '이태원'팀(좌)과 '한강로'(우)팀이 하차 직후 자리 위치


5. 10t 트럭 주차 유도 작업 중 반장과 다툰 이후 인사/대화 나누지 않음 

  - 반장은 50대 중후반, 택배 경력이 오래 된 자로 매일 아침 작업개시 조회를 진행하고 지각자를 체크함

  - 지점장에게 고용된 자라는 얘기도 들었으나 정확하진 않음, 배송과 픽업 물량은 적은 것 같음

  - 역할 자체도 잔소리하는 작업 반장이지만, 특유의 찢어지는 듯한 고음의 음성과 짹짹대는 말투, 

    상대방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주장만, 한번 한 얘기 무한반복 하는 고장난 라디오 같은 행태를 보임

  - 다툰 정황

    : 주차 유도 후 컨베이어 벨트와 수평을 맞춰 레일을 접합부를 트럭 입구에 걸치는 작업 중, 

      자꾸 이게 맞다 저게 맞다, 이래라 저래라 옆에서 잔소리 해대서 내가 버럭 소리지르고 화 냄

     (수평 제대로 안 맞추면 하차 작업하는 내가 힘들기 때문에 알아서 잘 맞춘다고...)


 6. 하차 작업 순번표 입수/작업 개시 호명과 순서 변경 시 관리 시작 

  - 스마트폰 카메라로 순번표를 촬영 

  - 매일 아침, 오늘 하차 작업 예상자 순번을 외우고 직접 올라가자고 호명

    "첫 차 까대기 올라갑시다~ OO형, ㅁㅁ형님이요~"

  - 이젠 소장, 기사들이 오늘 누구 순번인지 내게 물어보기 시작 

    

 7. 첫 근골격계 질환 현상 나타남

  - 금주 화 처음으로 허리에 통증과 풀리지 않는 피로감 현상 

  - 지난 3달 간 허리 근육 및 인대 과사용해온 것이 지난 주 금,토(12/7,8) 한파 중 무리를 계기로 나타난 듯 

    (지난주 금,토 이틀 간은 실제 일하고 와서 전기장판 속 들어가 끙끙 앓으면서 잤음..) 


  - 원인 복기 결과, 그동안 허리 근육과 디스크 손상 최소화하는 방식에 충분히 신경쓰지 않으며 일함

    (3도 큰 원인. 지난 2달 간 고중량 농수산물과 절임배추가 너무 많았음)

  - 작업 속도 늦추고, 허리 사용 최소화하는 요령으로 변화 줘 짐 들고/내리고/밀기 시작

    (친구에게 하차 작업 중 무거운 짐 들고 내려놓을 때 허리를 최대한 덜 쓰면서 일하는 방법, 원포인트 레슨 받음..)  


  - 좀 쉴까도 고민했으나, 다행히 허리 상태는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재정적으로 쉴 상황이 못 됨

    (짝에게 자기 전 물어봤으나, 참고 계속 하라고..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순수하게 개인적으로는 7(허리 통증)이 가장 큰 일이다.

내가 너무 체력과 근력만 믿고 몸을 막 혹사 시켰던 것 같아 반성한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허리 통증에 당황하고 낙담했다. 앞으로 잘 관리할 문제다.


평소엔 쓸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의 60~70%만 가동했어야 했다.

매일 하루하루를 전투 치르듯 너무 치열하게 임했던 것 같다.

어리석었다. 대체 이게 뭐라고. 


일과 관련해서는 6(하차 작업 순번표 관리)이 가장 큰 변화다.

순번표가 배송 구역 팀 별로 구성되어 있어, 자연스레 동용산 담당 

택배기사들 모두의 이름을 외우게 되고 세부 배송지역과 특징들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작업 개시 주도권이 어느정도 내게 쥐어지는 효과도 있다.

(대체로 자기 순번인데도 워낙 다들 하차 작업이 고되니까 잘 안 올라오려고 밍기적 거린다..)



마지막으로, 


8. 냥아치는 잘 지낸다

 - 애기들은 다행히 모두 새 가족을 찾아 분양됐다

 - 내가 '로제니'로 이름 바꾸자고 제안했으나 아비 역할하는 후암동 쓰레빠 형에게 묵살 당했다(..)



내가, 다른 곳도 아니고 허리가 아프게 될 줄은 몰랐다.


아프지 말고, 잘 관리하자.


빼먹지 말고 매일매일 잘 기록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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